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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기독교학교의 정체성-김영철 박사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6-03-04 10:32:15 조회수 59

* 본 협의회 제11회 기독교사 공통과정연수시 강의자료 일부입니다.

 

 

자율성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기독교학교의 정체성 

 

김영철박사(경기도교육연구원) 

1. 학교교육의 자율성과 공공성

 

학교교육은 공교육(public education)이다라는 명제가 한국 사회에서 학교제도, 교육내용, 학교운영, 그리고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구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교육이란 어떤 교육을 이르는 개념인가? 우선 이는 국가 혹은 준국가적 자치 조직의 통제와 관리와 지원에 의하여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운영하는 교육을 말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 모든 사립학교는 국가의 엄격한 통제, 관리,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교육의 범주에 포함 된다. 법률상으로도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하한 교육기관이라도 국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형식 논리상 모든 사립학교는 공교육이다.

공교육(public education)이란 말의 내용적 함의는 바로 공공성을 담지한 교육이다. 공공성이란 개념에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국가에 관계된 공적인 것(official)’이라는 의미이고, 둘째는 특정한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관계된 공통의 것(common)’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셋째는 누구에 대해서도 개방되어 있다(open)’는 의미다. 이러한 세 가지 의미에는 사실에 관한 것가치로서 추구되는 규범적인 의미모두를 포함한다. 따라서 학교교육이 공교육답기 위해서는 공적 재원에 의한 학교운영은 물론이고 교육내용의 공익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문제는 학교교육이 공교육이고, 공교육은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 다른 입장이 있다는 점이다. 즉 모든 학교를 공교육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설령 공교육이라 하더라도 공공성을 내세워 공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사립학교 법인 측에서는 공공성을 명분으로 내세워 사립학교에 대한 공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다. 사립학교 규제는 사유 재산권과 사학의 설립목적, 그리고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보는 것이다.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말하자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국·공립학교와는 달리 사립학교의 설립 운영의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학교법인이다. 둘째 학교법인은 민법상 재단법인으로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경우에라도 학교법인을 공법인화 하는 것은 학교의 물적 설비 내지 경영권 등의 사적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반하는 것이다. 이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경우 사립학교는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성이 어느 정도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설립 근거가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제1항에 있으므로 사립학교가 국민의 학습권 실현이라는 헌법적 정신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국가의 사학에 대한 재정 지원은 당연한 것이며 지원에 따른 통제가 반드시 수반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헌재에서는 사학이 국가사회의 공공목적과 공공이익을 위한 공공기관의 성격을 지닌다고 보고 다양한 근거(공립학교에 대한 보완적 역할, 교직의 공공성, 사립학교에 공통된 설립 기준의 적용, 사립 졸업자에 대한 동등 자격 부여, 교원의 자격과 종별을 국사립학교에 동등하게 규정, 교육목적교육과정교과서 등에서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동일한 규정, 학생선발 제도에서 국사립학교의 동일한 취급, 공납금과 물적인적 시설의 균등한 유지와 향상 추구, 공립학교와 동일한 사립학교 운영 감독 및 통제 등)를 들어 공공성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일부 사립학교 법인, 특히 기독교학교 법인 중에서는 지속적으로 공공성에 의한 종립학교의 자율성 침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논쟁의 배경에는 공공성과 자율성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파악하는데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다.

근본적으로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은 배타적인 개념이 아니다. 개념상으로도 자율성의 반대말이 공공성은 아니다. 도리어 자율성의 반대는 타율성이고, 공공성의 반대는 사사성(私事性)이다. 그러기에 자율성을 강조한다고 공공성이 침해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국공립학교든 사립학교든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실현하려면 자율성과 공공성이 둘 다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자율성과 공공성을 대립시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모순이다. 공공성은 광범위한 개념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하고,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뜻이다. 교육 전체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고 학교의 이익을 나중에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사립(종립)학교가 공공의 이익을 배제하고 침해하면서 사립(종립)학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기독교학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기독교학교의 초기 모습에서 알수 있듯이 도리어 기독교학교는 자율성을 통해 공공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런데 이는 오늘날 교육 현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공교육이 피폐해진 오늘의 교육의 현실에서 기독교적 자율성이 교육의 공공성을 신장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2. 기독교학교의 자율성과 공공성

기독교학교는 개인이나 교회, 단체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설립한 학교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갖고 있고, 교회나 기독교인에 의해 세워졌으며, 교목실을 두고 있고, 채플이나 성경시간이 있고, 학원 선교에 초점을 두는 학교이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독교학교에는 공교육 체계 안의 사립학교의 형태를 띠고 있는 소위 미션스쿨과 특성화 학교로 인가받은 기독교학교, 그리고 비인가 상태로 기독교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독교대안학교들이 모두 넓은 의미의 기독교학교 범주에 포함된다.

기독교학교연맹에서는 2년 주기로 발행하는 전국의 기독교학교 현황 통계를 보면, 전국 기독교사립학교는 302교가 있다. 지역별 기독교 사립학교 합계를 보면 서울이 가장 많고, 경상도, 경기도 순이다.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의 위기에서 기독교대안학교운동도 활발하게 일어나 20126월 현재 전국에 131개교에 이르고 있다.

 

기독교학교는 두 가지 언어의 합성어인데 기독교가 보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측면을 갖는다면, ‘학교는 보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측면이다. 즉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신앙을 전수하고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실천해야 할 자율성과 학교로서 이 사회 속에서 공적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공공성을 가진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의 기독교학교는 이른바 자율성의 상실과 공공성의 약화라는 이중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74년 평준화정책 이후로 학생선발권과 교육과정편성권의 상실로 인해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자율성이 크게 상실되었고, 한편으로는 일부 기독교사학들의 재단비리와 종교교육 강요로 인한 물의로 공공성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2004년에 일어난 강의석 사건으로 인해 학생의 종교자유라는 공공성과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의 자유라는 자율성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나타났고, 2006년 사립학교법 개정논란과 관련하여서는 사학재단의 자율성과 교육기관의 공공성의 충돌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독교학교의 자율성과 공공성은 결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도리어 초기의 기독교학교에서 볼 수 있듯이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을 통해 교육의 공공성에 이바지 할 수 있다.

 

 

3. 기독교학교의 역사적 발전과 정체성 모색

초기의 기독교학교들은 당시 조선사회의 상황과 맞물리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역할을 감당했다. 초기 기독교학교는 기독교 복음화를 위한 종교적 목적과 개인 및 국가의 게몽과 발전을 위한 공공적 목적이 함께 실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기독교학교들은 도리어 시대적 사명의 감당이라는 공공성 실현에 더 방점을 두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기독교학교는 당시 시대적 요청이었던 서양식 근대교육을 도입한 통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특별히 당시에 소외되었던 계층, 즉 서민 여성 낮은 신분의 사람들에게 교육적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남녀차별 신분차별 악습철폐 등을 통해 인간의 평등성과 존엄성을 실현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교육기관을 통한 사회복지사업과 의료사업을 병행함으로써 사회 구제를 통한 교육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학교는 조선의 근대화를 위한 인재들의 양성이라는 차원에서도 많은 공헌을 했다. 외국어 자연과학 의학 기술 등의 교육을 통해서 근대화를 추진할 많은 인재들이 기독교학교에서 배출되었다. 조선이 일제에 의해 병탄되면서 부터는 민족의식 고취를 통해 항일운동에도 중요한 기여를 하는 많은 인재들을 키워냈다. 3.1운동이나 이후 무실역행운동 절제운동 농촌운동 독립운동 일제말기의 신사참배 반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국 항일운동에 기독교학교를 통해 길러진 많은 기독교인들이 참여했다. 물론 기독교학교가 복음전파를 통해 기독교인을 양성하는 본래의 목적에도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수많은 기독교학교를 통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양성되었고 교회들이 세워졌다. 이른바 초기 기독교학교들은 자율성을 통해 공공성에 크게 이바지한 기독교학교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별히 이러한 학교들 중에 필자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 민족이 일제 강점기에 대거 이주한 북간도에 세워진 기독교학교들이다. 이중 민족시인 윤동주가 다녔던 명동학교는 대표적인 학교이다.

 

4. 기독교학교의 공공성과 자율성의 조응 방안

 

1. 두 가지 전제

기독교학교가 운영 과정에서 공공성과 자율성을 양립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쟁점에 대한 입장이 선결되어야 한다. 첫째는 종교교육의 자유개념을 무엇을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기독교학교의 건학 이념 중 핵심은 기독교 세계관에 부합하는 인간 육성에 있다. 그렇기에 종교교육의 자유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입장에 따라서 종교교육의 자유개념과 내용 범주의 해석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조석훈은 선행 연구와 사람들의 표현 용례를 정리하여, ‘종교교육의 자유라는 말을 크게 4가지 유형으로 정리한다. 바로 종교에 관한 지식 교육, 보편적인 교양으로서의 종교교육, 특정 교리의 전파를 위한 종파교육, 종교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으로 구분한다. 실제로 제7차 교육과정 종교학 과목에서는 교과 목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하여 ~유형의 교육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만한 여지를 담고 있다

종교에 대해 폭넓고 균형 있는 지식을 습득하여 건전한 종교관을 정립하고(),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인생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심을 확충하며(),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국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종교인으로서 바람직한 생활 태도를 기른다().

 

이렇게 설정된 목표에는 신앙교육적 종교교육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실정법상 특정교리의 전파를 위한 종교교육을 설립인가를 받은 학교에서 실시하기는 곤란하다. 헌법20조 제2항에서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하고, 교육기본법6조 제2항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학교에서는 특정한 종교를 위한 종교교육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에 따르면 국·공립학교에서의 종파교육과 종교인 양성교육은 허용이 불가하다.

문제는 사립학교에 대해서도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인가의 여부다. 이와 관련해서는 학교선택권의 행사 여부가 중요하다. 현재 중학교 단계에서는 의무교육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선택권이 제한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단계에서도 일부 지역은 평준화 제도에 의해 학교선택권이 제한된다. 학교선택권이 부여되어 경우라 하더라도, 거주지 내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종교를 고려하여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에는 실질적 선택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종파교육의 자유를 사립학교가 행사한다면, 이 종교를 믿는 학생의 종교의 자유에 대한 보호 밀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독교학교의 경우, 종파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개별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눈여겨 볼 대목이 하나있다. 바로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의 종교 교과목 목표가 제7차 교육과정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종파교육으로 해석될 여지가 없이 종교지식교육보편적 교양교육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종교학의 총괄 목표는 종교와 연관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생활 등을 토대로 종교와 인간에 관해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안목과 태도를 기르는 데에 둔다. 이러한 총괄 목표에 따른 세부 목표는 다음의 여섯 가지이다.

첫째, 종교적 의미와 인격 형성의 관계, 종교의 역할, 종교의 자유 등을 핵심으로 인간과 종교의 관련성을 이해한다.

둘째, 교리의례조직 등을 핵심으로 종교의 구성 요소를 이해한다.

셋째, 종교의 인간관, 역사관, 자연관 등을 핵심으로 종교의 세계관을 이해한다.

넷째, 세계와 한국에서 전개된 여러 종교 전통의 생성과 변화, 종교 관련 문화유산을 핵심으로 종교사의 흐름을 이해한다.

다섯째, 종교와 다종교 사회, 종교와 인권, 종교와 생명과학, 종교와 다문화 사회의 문제를 핵심으로 현대 사회와 종교의 연관성을 이해한다.

여섯째, 개별 종교들의 교리와 실천 규범, 사회문화적 실천, 종교인들의 삶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개별 종교가 제시하는 윤리적 태도를 성찰한다.

(교육부 고시 제2015-74)

 

정리하자면, 중등단계 기독교학교가 강조하는 종교교육의 자유의 범위는 기본적으로 종교지식교육보편적 교양교육’, 그리고 제한적 범위 내에서의 종파교육이다. 종파교육을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학생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건에서의 자유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모든 학생의 종교 자유를 보장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이는 타종교를 믿는 학생에게 특정 종파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고, 기독교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제도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이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별학생의 동의절차와 다른 선택과정을 제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요컨대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자유는 개별학생의 동의를 전제한 조건에서의 종파교육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의 자유

 

의미

허용 조건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자유

·교육과정 편제상에 허용한 단위수 범위내에서의 종교교육

·개별학생의 동의를 전제한 조건에서의 종파교육

·모든 학생의 종교의 자유 보장(동의 및 회피권 부여)

 

둘째는 공공성과 자율성의 가치 중 그 순차를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이다. 교육의 공공성과 자율성은 대립적인 개념이기 보다는 상보적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공공성이 담보되지 않는 자율성은 교육의 사사화(私事化)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자율성이 배제된 공공성은 억압적 교육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개념은 학교의 설립형식이나 법률적 조건에 따라서는 순차 문제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국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고 설치·운영되는 학교인 경우에는 그 조건 때문에 공공성의 가치가 우선하게 된다. 학교 설립주체가 국가로부터 학교 설립 인가를 받는다는 것은 공공기관에게 부과되는 책무를 수용할 의사를 전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수용 의사가 없었다면, 공공기관의 성격을 띠는 학교를 설치·운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사학은 설립자의 이념을 구현하거나 독자적 교육방침에 따라 개성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하지만 헌법상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교육기관이라는 점, 그에 따라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헌법 제31)국가의 안정적인 성장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라는 점이 감안되어야 한다고 하여, 자율성에 대한 한정적 해석 여지를 두고 있다. 실제로 예외적인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립고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19, 23, 29, 63, 64, 65조에 따라 교원, 교육내용, 교과용 도서의 사용, 학교에 대한 공적 지도감독 등 학교에 대한 사항에 관해 국공립학교와 구분이 없는 동일한 규율을 받고, 국가로부터 학교의 기본적 운영을 위해 재정결합보조금과 교육활동을 위한 기타보조금 등의 재정지원을 받는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제도권에 편입된 기독교학교에서는 공공성에 기반하는 자율성’, ‘공공적 이해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율성으로 설정하고, 양자를 동시에 고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 자율성과 공공성의 조응방안

1) 종교 교과목 복수 편성 및 선택식 종교 체험활동 편성·운영

앞서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자유의미를 1)교육과정 편제상에 허용한 단위 수 범위 내에서의 종교교육, 2) 개별학생의 동의를 전제한 조건에서의 종파교육으로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편성하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할 때, 일반계고등학교의 <생활·교양> 교과()의 최소필수 단위는 16단위이고 최대는 단위학교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이 교과군 내에 교양교과가 있고, 이 영역에서 <종교학>을 개설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종교학> 교과목의 내용을 보면, 특정 종파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교지식교육보편적 교양교육의 해당하는 것들이다. 즉 교과서의 내용 영역을 보면, 인간과 종교, 종교의 구성, 종교의 세계관, 종교의 전통과 문화유산, 현대사회와 종교 등이다.

따라서 기독교학교가 교육과정 규정을 지키면서 종교교육을 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가능하다. 하나는 2-3단위 범위 내에서 종교지식교육 차원의 종교학을 편성하는 것이다. 이때는 복수의 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 다른 하나는 2-3단위 범위 내에서 3가지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교양교육으로서의 종교학 선택, 종파교육으로서의 종교학 선택, 그리고 여타의 교양교과(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진로와 직업, 환경, 실용 경제, 논술) 선택을 허용하는 것이다. 이런 편성방안을 채택하는 경우, 종교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일반교양교과 교육을 실시하고, 교양차원에서 종교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교양 종교학을 가르칠 수가 있다. 그리고 기독교를 깊게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짜임새 있는 종파교육이 가능해진다. 이런 편성안의 장점은 모든 학생의 종교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가 아닌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도 종파교육의 여지가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에는 4개의 영역이 있다. 자율 활동’,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진로 활동인데, 이들 영역내에 부분적으로 종파교육 요소가 있는 활동(예컨대, 종교기관 봉사활동, 종교인과 관련된 진로활동 등)을 편성하고 종교적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물론 이때도 모든 학생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복수의 선택지를 개설해야 함을 물론이다.

이처럼 유연한 학교교육과정 편성을 통해 기독교학교가 강조하는 종파교육을 부분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대전제는 바로 모든 학생의 종교의 자유 보장’(공공성)에 두고, 기독교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집중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2> 유연한 학교교육과정 편성

교육과정 영역

편성 방안

비고

교과 영역

종교학/일반 교양교과목

종교학-종교지식교육

교양종교학/종파종교학/교양과목

종파교육학

교육과정 재구성운영

창의적 체험활동

각 하위영역에서 종교관련 체험 프로그램 개설/비종교 프로그램 개설

종파교육 희망자에게 학습기회 보장, 비종교 학생의 종교의 자유 보장

 

2) 학교 지배구조의 공적 구성 및 자율성 확보

사립학교의 법적 주체는 학교법인이다. 따라서 학교법인의 공적 구성 및 이사회의 공적 운영은 사립학교 공공성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다. 제도권에 포함된 기독교학교에 대해서도 지배구조의 민주성과 운영의 투명성이 강조된다. 그리고 법률적으로는 사립학교법을 통해 이사회 정수의 4분의 1에 대해서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추진하는 인사를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개방이사 선임 조항을 자율성 침해 근거로 제기한다. 그런데, 개방이사가 선임된다고 하더라도 법인 이사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는 법인에서 선임하는 만큼 개방이사로 인해 학교교육의 자율성이 침해받는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독교학교의 경우에도 개방이사의 존재만으로 종교이념의 구현이 곤란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점에서 학교의 지배구조를 공적 기준에 맞게 구성하되, 개방이사 이외의 이사에 대해서는 법인의 설립정신과 이념을 잘 실현할 수 있는 인사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교직원 채용에서의 자율성 확대

학교 법인에서 교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당국이 제시하는 일정한 형식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당국은 선발인원, 선발절차, 결과의 공지 등등에 있어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엄격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 그 일환으로 교육청에서는 학교법인이 해야 할 복잡한 선발과정을 위탁받아 대신 처리해 주기도 한다. 이처럼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엄격한 형식 요건을 요구하는 것은 인사 비리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다. 사립학교 교직원 채용에 대해 교육당국에서 민주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립학교를 공공기관으로 보기 때문이며, 실제로 사립학교 교직원은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와 책무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엄격한 형식 요건을 갖춘다고 해서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형식 요건은 갖추고 어떤 자질의 사람을 채용할지는 전적으로 학교법인이 결정할 사안이다. 따라서 기독교학교가 교직원 채용과정에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채용절차에서의 형식 요건은 갖추되 교직원의 자질 항목을 자신들의 종파와 연관지어 결정하고 그에 맞게 선발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학교에서는 자신들이 찾는 인재의 조건과 자질을 명확하게 밝히고 그에 부합하는 자를 선발·채용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자율성을 행사할 수가 있다.

 

4) 전인교육의 이념 실현

모든 종교이념에는 공분모가 있다. 바로 생명존중, 인간사랑, 이타심, 그리고 자기긍정 등이다. 기독교 이념 역시 표현방식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왜 기독교학교에서는 종교교육의 자유를 강조하는가? 종파교육의 목표는 어디에 있는가?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하고자 하는 교육실천은 어떤 내용인가? 그것은 바로 전인교육으로 수렴될 것이다. 교육형식의 가장 이상태가 전인(全人)의 육성이고, 이는 모든 종교교육의 근본적 지향과 맥락적 동일성을 유지한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학교의 교육적 지향과 형식은 전인교육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기독교학교의 설립이념을 보편적 교육언어로 환언한다면, 가장 근접한 언어가 바로 전인교육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비인가 기독교학교 중에서는 자율성을 자신들이 하고 싶은 교육을 마음대로 하는 것으로 단순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미국식 엘리트교육을 하고자 자율성을 차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입시중심교육을 정당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율성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종교교육의 자유를 빌미로 한 세속교육의 변형에 불과할 뿐이다)

 

5) 나눔과 연대와 생명존중의 학생문화 정착

기독교학교에 극대치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조건이라면 학생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가치를 내면화하고 이를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 것이다. 또한 종교적 율법을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고, 타자에 대해 겸손한 태도와 존경의 마음을 가질 것이고, 주변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고자 노력할 것이다. 기독교교육을 통해 이 같은 학생 삶을 기대하지만, 지금의 교육제도에서는 종교교육의 자유를 마음껏 발휘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렇다면 기독교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학생문화가 오직 기독교교육만으로 가능한 매우 독특한 문화인가 하는 점이다. 부분적으로 그렇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다. 종교교육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눔과 연대의 정신이 살아있고 생명존중의 가치가 지지·존중·실천되는 학생문화를 기대하고 실제로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학교가 종파교육의 의지 못지않게 학생들의 문화를 기독교 가치에 부합하는 생활문화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학교에는 삶을 통해 기독교 가치를 실천적으로 살아가는 교사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교사의 삶이 학생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3> 기독교학교 공공성과 자율성 조응 방안

구 분

공공성

자율성

학생 문화

 

나눔과 연대

생명존중의 학생문화

 

교육이념

 

전인(全人)교육

 

교직원 채용

채용 지침 준수(자격, 절차 등)

종교적 자질이 풍부한 사람 선발

학교 지배구조

개방형 이사 1/4 선임

개방이사 외의 이사 종교인사 선임

교육과정

1) 교육과정 편제상에 허용한 단위 수 범위 내에서의 종교교육

2) 개별학생의 동의를 전제한 조건에서의 종파교육

-종교교과 선택(대체과목 개설)

1) 종교학 선택학생에게 기독교교육(교육과정 재구성)

2) 체험활동 영역에서 종교체험 프로그램 운영(복수개설)

전제 조건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자유

1) 종교에 관한 지식교육

2) 보편적인 교양으로서의 종교교육

3) 개별학생의 동의를 전제로한 종파교육

대전제 : 모든 학생의 종교의 자유 보장(동의 및 회피권 부여)

공공성에 기반하는 자율성

공공적 이해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율성

 

5. 기독교학교와 운영과 정책적 제언

오늘날의 기독교학교는 자율성과 공공성과 관련해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핵심적인 쟁점들은 무엇인가? 사립학교법과 관련된 쟁점과 종교자유 제한 및 침해로 인한 종교교육 관련 쟁점 그리고 학생 선발권 문제와 관련된 쟁점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1. 기독교학교의 신뢰 회복을 통한 사학법 개정

기독교학교의 신뢰 회복을 통해 자율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신장시킬 수 있는 사학법 개정이 요청된다. 우리나라의 사학법은 통제를 목적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수많은 개정과정을 거치며, 많은 논란의 소지가 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립학교법이 공정하지 못하고,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들리는 데에는 일부 사립학교가 이익을 위해 비리와 부정을 저지르고 이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학교는 질타를 받아 온 부분에 있어서는 진정한 반성과 개혁의 의지를 보여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의 영향력이 막강한 사학은 그 권한을 남용하지 않아야 하고, 학교 자체의 교육 목적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공공성과도 연결시켜 교육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기독교학교는 공정하면서도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학교 운영의 자정능력을 회복하고, 지나치게 배타적이고 편협적인 종교교육이 아닌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을 하고자 힘써 자연스럽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학법 개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신뢰를 회복할 때 비로소 지나치게 사학의 자율성을 간섭한다고 생각되는 학교장 임기제, 이사회 구성 방식과 같은 일부 법안도 개정될 것이다. , 사립학교의 건학이념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학교장 임기제의 변화를 주거나 종교계 사립학교에는 관련 이념과 신념을 공유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 등이 가능하도록 개편될 것이다. 한편, 사학에서 한 두 사람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고 장기적으로 유지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여 대처하고, 이사회의 비리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기독교학교는 이를 수용하여 나아가 이러한 법이 없어도 믿을 수 있는 기독교학교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2. 종교교육을 통한 기독교학교의 정체성 회복

고교평준화 이후, 끊임없이 종교계 사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의 자유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어 왔다. 그런데 대광고 강의석 사건을 계기로 그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되었는데 여전히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교육 및 기독교교육은 여러 가지로 형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학교 규모가 작은 사립학교는 교목실장이 진로상담교사로 바뀌는 등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에 대해서 혼돈이 있었다. 그리고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기독교학교는 종교교육을 드러내지 않고 교육하기를 원하는 국가, 신앙 교육이 아닌 입시에 유리한 좋은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학부모, 종교교육을 희망하지 않는 학생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고 있었으며, 결국 학교의 설립정신과 건학이념, 철학은 희미해져 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종교과목을 복수로 개설해야 하는 문제로 수업시수를 조절해야 하고,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서도 복수로 과목을 개설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기독교학교는 다른 어떤 과목과도 바꿀 수 없는 종교과목이 건학이념실현에 매우 중요한 과목이다. 학생들이 예배를 강요받고, 자발성이 없는 종교행사에 참여하고, 특정 교리를 집중적으로 전하는 종파교육에서 벗어나 교사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와 수용적이고 인격적인 학교 분위기, 문화 등을 통해 배우고, 지역사회의 기여와 봉사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기독교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곧 기독교학교의 자율성이 공공성과도 연결되는 것이며, 동시에 기독교학교의 정체성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부모의 이혼과 경제파탄으로 인해 깨어진 가정이 많아지고, 한 부모 가정이 많아지며,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서로를 경쟁적인 관계로 생각학고, 학교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이 시대에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을 통해 인성과 사회성을 가르치고 몸소 전달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임을 통감한다.

따라서 기독교학교는 단순히 특정 교리를 전하는 종파교육을 넘어서 종교교육을 통한 인성, 가치관 교육을 통해 기독교학교의 정체성 회복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은 강제적인 것도 아니며, 보편적인 가치관 교육이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도 줄일 수 있으며, 기독교학교가 우려하는 학교의 목적인 선교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의 제7차 교육과정의 종교교과는 국공립학교에서도 얼마든지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며, 더 바람직한 방식은 일반 공교육에서도 학생들이 종교를 선택하여 단지 종교학적 지식을 갖는 것을 넘어서서 경험적으로 종교를 배움으로 종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3. 회피 및 전학제도의 적극 검토

일반적으로 기독교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은 학생선발권이 없는 평준화고등학교의 학생들과 학교 사이에서 발생한다. 반면, 학생선발권이 있는 비평준화 종립학교, 예체능계 고등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특성화 중고등학교는 학교의 종교교육 및 활동에 대해 동의를 구하기 때문에, 학교의 철학대로 종교교육을 하더라도 문제의 소지가 적은 편이다. 그런데 종교계 사립학교, 기독교학교가 상당히 많은 우리나라는 고교평준화 이후, 점차적으로 종교교육의 갈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고교평준화제도에 대한 헌법 소원심판도 있었지만 합헌으로 결론 났기 때문에,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시점이지만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 자유, 학생의 종교의 자유, 학생 및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은 여전히 중요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종교교육으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학생과 학부모, 학교의 권리를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면서도 실현가능성이 높은 회피 및 전학제도를 적극 검토하는 것을 요청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회피 및 전학제도의 도입에 대해 학교나 학부모들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학생을 학교에 배정할 시에 종교계 학교를 회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인 회피제도와 입학 후에 종교적인 이유로 종교계 사립학교로부터 타 학교로 전학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학제도를 제안한다. 다시 말해, 종교계 사립학교를 꺼려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특정 학교를 회피하고, 종교가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전학이 가능한 회피 및 전학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회피제도 및 전학제도는 입시 위주의 한국 학교 현실에서 특정 학교를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되며, 악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종교상의 이유로만 특별 배정 및 전학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객관적인 자료 증빙을 요구하여 엄격한 심사 및 검토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다.

 

4. 기독교대안학교에 대한 정책적 고려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기독교대안학교설립운동은 기존의 기독교학교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 한계를 여실히 나타내 주고 있다. 대부분의 기독교대안학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독교학교를 추구하는 것을 그 설립이념으로 삼고 있는데, 현재 제도권 안에서의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인 자녀들을 선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가 정해주는 교육과정으로 제한되고, 종교적인 성격을 지니는 교육과 활동을 제대로 실천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학교의 형태로 설립되고 있다.

기독교 대안학교는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에 의해 매몰되고 있는 공교육을 기독교적 가치관에 근거해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실천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교육의 공공성을 자율성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학 진학과 관련하여 진학률과 진학 이후 학업 적응도에 있어서 대안학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자체적인 평가가 높았다.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집중교육을 시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면서, 뚜렷한 목적 때문에 더 잘 적응한다는 의견이다. 대안교육의 성격을 강조하는 기독교대안학교는 대안학교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기독교학교로서의 기독교대안학교는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의 노력을 통해 기독교사립학교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6. 기독교학교와 교육당국의 향후 정책과제

기독교학교와 교육당국의 향후 정책과제는 <자율성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본 기독교학교 정체성 제고방안 연구>라는 본인이 책임연구원으로 행한 연구의 결론이 바탕이 되었는데, 주로 경기도교육청을 중심으로 말하고 있지만 기독교학교에 보편적으로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교육정책 당국에서는 앞에서 제기한 회피 및 전학 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평준화 고등학교의 학생들과 학교 사이에서 발생하는 종교교육과 종교자유의 갈등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가 있고, 나아가 기독교학교의 종교교육 자유, 학생의 종교의 자유, 학생 및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은 중요하고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기독교대안학교에 대한 공식적 정책적 고려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대안학교는 학생선발권이나 교육과정편성권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교의 의지에 따라 다양한 교육적 시도들을 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시설이나 재정이 열악하고 교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기독교대안학교들은 비인가학교들이여서 학력인정이 되지 않아 졸업생들이 진학이나 진로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에 소재한 기독교대안학교(전국의 131개 경기도에 70개 소재 2012.6월 현재)를 상세히 들여다보니 이들이 추구하는 교육적 목표가 경기도교육청이 추구하는 혁신교육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 바 있고 사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런데 기독교대안학교들이(일반 대안학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인가를 받으려고 해도 인가의 법적 기준이나 행정적 기준이 높아서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인가의 기준을 낮추고 대안교육적 커리큘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일정한 지원을 줄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한편으로는 기독교학교들도 교육의 공공성과 경기도 교육정책에 부응하는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두 가지 방향에서 연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하나는 학교의 교육적 기능과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함으로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원하는 기독교학교는 혁신학교체제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연구하고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사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의 대안교육적 체계라고 할 수 있는 바 이를 기독교적 차원에서 적극 모색하는 것이 당장에는 선교적 사명을 수행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기독교학교의 미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기독교학교들이 교회와 협력하여 현재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운동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공교육의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학교와 마을이 만나고 교사와 주민이 만나서 교육을 중심에 둔 마을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경기도교육정책으로 부각되어 꿈의 학교로 구체화 되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오랜 세월 지역사회 안의 중요한 교육적 기능을 해 온바 있다. 기독교학교는 지역교회가 여러 가지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독교학교와 교회가 지역사회의 교육적 모델로서 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사업과 결합할 수 방안을 향후 연구하고 구체적으로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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